증명 - 김뉘연 빛을 나누어 쓰기로 하고, 나란히 앉는다. 흩어지는 시간을 각자 함께 바라보는 시간까지. 빛을 만져 누구의 시간을 밝혀내기로 한다. 그것이 빛이 아니라 해도. (김뉘연 시집 ‘문서 없는 제목’) 나란히 앉아주는 사람들에게 ‘시공간’이란 단어가 무색하리만치 모든 것이 바짝 붙어 있는 시대에, 전송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문자는 물론이요, 사진이나 동영상도 전달할 수 있는 요즘 같은 때에, 관제엽서 같은 것을 판매할까 싶었다. 역시나 우체국에서도 뜻밖의 주문이었던 모양이다. 한참 찾아 엽서를 꺼내주었다. 마음을 표현하는 데에 여러 형식이 있듯, 전달하는 방식과 수단 역시 따로 있는 법이다. 문자메시지로 가볍게 전해야 할 소식과, 이메일로 상세히 전해야 할 소식이 따로 있지 않은가. 그러니 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