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 한여진 사람들은 자리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각자의 역에서 출발해 이미 여행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기차가 출발하면 창문에 비친 얼굴들은 자기만의 생각과 잠에 빠져 희미해지고 기차는 계속해서 멀어지다 이제 하나의 점이 되어버렸는데 이게 다 소설 속 이야기는 아니었다. (한여진 시집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다른 숨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조용하고 느린 말씨를 가진 남자였다. 충남 논산에 있는 한 기관에서 일한다는 그는 바쁘고 번거롭겠지만, 그곳 지역에 특강을 와주십사 부탁했다. 거절하지 못했다. 한 시절 우리 서점을 방문하던 단골이라 자신을 소개해서라거나, 지역엔 문화생활에 목마른 사람이 많다는 설득 때문만은 아니었다. 굳이 설명하자면, 홀렸다고 해야겠다. 소개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