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의 어떤 시] 소동파의 시 2편 [조선/ 2021.08.09] 서림사의 벽에 쓴 시 (題西林壁) 가로로 보면 산줄기, 옆으로 보면 봉우리 멀리서 가까이서 높은 데서 낮은 데서 보는 곳에 따라서 각기 다른 그 모습. 여산(廬山)의 진면목을 알 수 없는 건 이 몸이 이 산속에 있는 탓이리. *금산사에 걸린 내 초상화에 쓴 시 (自題金山畫像) 마음은 이미 재가 된 나무같이 식었고 육신은 매이지 않은 배처럼 자유롭네 너의 평생 공적이 무엇이더냐? 황주 혜주 그리고 담주뿐이네. - 소동파 (蘇東波, 蘇軾·1037∼1101) (류종목 옮김) 한 줄로 붙인 ‘황주혜주담주’, 이처럼 간단명료하게 생을 정리하다니. 싸늘한 재가 되기까지 얼마나 뜨거운 파란만장을 겪었나. 황제가 시행하는 시험에 급제해 벼슬길에 나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