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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429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갈등 / 김광림(1929∼)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갈등 [동아/ 2015-12-11] 갈등 ― 김광림(1929∼) 빚 탄로가 난 아내를 데불고 고속버스 온천으로 간다 십팔 년 만에 새삼 돌아보는 아내 수척한 강산이여 그동안 내 자식들을 등꽃처럼 매달아 놓고 배배 꼬인 줄기 까칠한 아내여 헤어지자고 나선 마음 위에 덩굴처럼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저녁눈 / 박용래(1925∼198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저녁눈 [동아/ 2015-12-04] 저녁눈 ― 박용래(1925∼1980)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기다림 / 김규동(1925∼2011)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기다림 [동아/ 2015-11-27] 기다림 ― 김규동(1925∼2011) 기다리겠어요 목숨이야 있고 없고 기다리죠 하얀 다리에서 산굽이 돌아가는 까만 점이 안보일 때까지 치맛자락 걷어 올려 눈물 닦으시던 분 그 분을 다시 만날 때까지 기다리겠어요 넋이야 있고 없고 해와 달을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산속에서 / 나희덕 (1966∼ ) [동아/ 2015-11-2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산속에서 [동아/ 2015-11-20] 산속에서 ― 나희덕(1966∼ ) 길을 잃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차마고도 / 노향림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차마고도 [동아/ 2015-11-13] 차마고도 ― 노향림(1942∼) 목이 말라야 닿을 수 있는 길 차마 갈 수 없어도 참아 갈 수 있는 길 그런 하늘 길 생각하며 연필화의 흐릿한 연필 끝을 따라가본 것뿐인데 등 뒤가 까마득한 차마고도, 차 대신 소금 한 줌 얻으려고 연필화 끝의..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오손도손 귓속말로 / 임진수(1926∼2001)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오손도손 귓속말로 [동아/ 2015-11-06] 오손도손 귓속말로 ― 임진수(1926∼2001) 나무 위의 새들이 보았습니다. 해질 무렵 공원은 어스름한데 할머니와 또한 그렇게 늙은 아저씨가 앉아 있었습니다. 나무 위의 새들이 들었습니다. 인생은 황혼 집은 없어도 흐르는 세월..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천년의 바람 / 박재삼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천년의 바람 [동아/ 2015-10-30] 천년의 바람―박재삼(1933∼1997)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서녘 / 김남조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서녘 [동아/ 2015-10-23] 서녘 ―김남조(1927∼) 사람아 아무러면 어때 땅 위에 그림자 눕듯이 그림자 위에 바람 엎디듯이 바람 위에 검은 강 밤이면 어때 안보이면 어때 바다 밑 더 파이고 물이 한참 불어난들 하늘 위 그 하늘에 기러기떼 끼럭끼럭 날아가거나 혹여는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국수가 먹고 싶다 [동아/ 2015-10-16]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1946∼)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

[나민애 시가 깃든 삶]까치집 / 이재무

[나민애 시가 깃든 삶]까치집 [동아/ 2015-10-09] 까치집 ― 이재무(1958∼ ) 까치집은 볼 때마다 빈집 저 까치 부부는 맞벌이인가 보다 해 뜨기 전 일 나가 별 총총한 밤 돌아오는가 보다 까치 아이들은 어디서 사나 시골집 홀로 된 할머니에 얹혀사나 허공에 걸린 빈집 심심한 바람이나 툭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