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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429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지상에 없는 잠 / 최문자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지상에 없는 잠 [동아/ 2015-10-02] 지상에 없는 잠 ― 최문자(1943∼) 어젯밤 꽃나무 가지에서 한숨 잤네 외로울 필요가 있었네 우주에 가득찬 비를 맞으며 꽃잎 옆에서 자고 깨보니 흰 손수건이 젖어 있었네 지상에서 없어진 한 꽃이 되어 있었네 한 장의 나뭇잎을 서..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무지개를 사랑한 걸 / 허영자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무지개를 사랑한 걸 [동아/ 2015-09-25] 무지개를 사랑한 걸 ― 허영자(1938∼) 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풀잎에 맺힌 이슬 땅바닥을 기는 개미 그런 미물을 사랑한 걸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 덧없음 그 사소함 그 하잘 것 없음이 그때 사랑하던 때에 순금..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소릉조―70년 추석에 / 천상병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소릉조―70년 추석에 [동아/ 2015-09-18] 소릉조―70년 추석에 ― 천상병(1930∼1993) 아버지 어머니는 고향 산소에 있고 외톨배기 나는 서울에 있고 형과 누이들은 부산에 있는데, 여비가 없으니 가지 못한다. 저승 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 나는 영영 가지도 못하나? 생..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어머니 / 오세영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어머니 [동아/ 2015-09-11] 어머니 ― 오세영(1942∼ ) 나의 일곱 살 적 어머니는 하얀 목련꽃이셨다. 눈부신 봄 한낮 적막하게 빈 집을 지키는, 나의 열네 살 적 어머니는 연분홍 봉선화 꽃이셨다. 저무는 여름 하오 울 밑에서 눈물을 적시는, 나의 스물한 살 적 어머니..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아버지의 마음 [동아/ 2015-09-04]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1913∼1975)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소녀상 / 송영택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소녀상 [동아/ 2015-08-28] 소녀상 ― 송영택(1933∼) 이 밤은 나뭇잎이 지는 밤이다 생각할수록 다가오는 소리는 네가 오는 소리다 언덕길을 내려오는 소리다 지금은 울어서는 안 된다 다시 가만히 어머니를 생각할 때다 별이 나를 내려다보듯 내가 별을 마주서면 잎이..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꽃씨와 도둑 / 피천득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꽃씨와 도둑 [동아/ 2015-08-21] 꽃씨와 도둑 ― 피천득(1910∼2007) 마당에 꽃이 많이 피었구나 방에는 책들만 있구나 가을에 와서 꽃씨나 가져가야지 피천득은 수필가로 유명하다. 그의 수필집 제목은 ‘인연’인데, 이 책은 수필계의 고전이자 스테디셀러로 알려져 있..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별을 보며 / 이성선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별을 보며 [동아 /2015-08-14] 별을 보며 ― 이성선(1941∼2001)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묵화(墨畵) / 김종삼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묵화(墨畵) [동아/ 2015-08-07] <나민애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가 매주 금요일 ‘시가 깃든 삶’으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나 교수는 따뜻한 감성으로, 잘난 시가 아니라 좋은 시를 찾아다니는 여성 평론가입니다. 그가 소개하는 한 편의 시는 일상에 지친 우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