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터미널 ― 이홍섭(1965∼ ) [동아/ 2016-07-15]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터미널 ― 이홍섭(1965∼ ) [동아/ 2016-07-15] 터미널 ― 이홍섭(1965∼ ) 젊은 아버지는 어린 자식을 버스 앞에 세워놓고는 어디론가 사라지시곤 했다 강원도 하고도 벽지로 가는 버스는 하루 한 번뿐인데 아버지는 늘 버스가 시동을 걸 때쯤 나타나시곤 했다 늙으신 아.. 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2016.07.15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선운사에서 ― 최영미(1961∼ ) [동아/ 2016-07-08]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선운사에서 ― 최영미(1961∼ ) [동아/ 2016-07-08] 선운사에서 ― 최영미(1961∼ )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 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2016.07.08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재 한 줌 - 조오현(1932∼ ) [동아/ 2016-07-01]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재 한 줌 - 조오현(1932∼ ) [동아/ 2016-07-01] 재 한 줌 ― 조오현(1932∼ ) 어제, 그끄저께 영축산 다비장에서 오랜 도반을 한 줌 재로 흩뿌리고 누군가 훌쩍거리는 그 울음도 날려 보냈다. 거기, 길가에 버려진 듯 누운 부도 돌에도 숨결이 있어 검버섯이 돋아났나 한참.. 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2016.07.01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등잔 ― 신달자(1943~ ) [동아/ 2016-06-24]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등잔 ― 신달자(1943~ ) [동아/ 2016-06-24] 등잔 ― 신달자(1943∼ ) 인사동 상가에서 싼값에 들였던 백자 등잔 하나 근 십 년 넘게 내 집 귀퉁이에 허옇게 잊혀져 있었다 어느 날 눈 마주쳐 고요히 들여다보니 아직은 살이 뽀얗게 도톰한 몸이 꺼멓게 죽은 심지를 물고 있.. 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2016.06.24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호수 ― 조병화(1921∼2003) [동아/ 2016-06-17]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호수 ― 조병화(1921∼2003) [동아/ 2016-06-17] 호수 ― 조병화(1921∼2003) 물이 모여서 이야길 한다 물이 모여서 장을 본다 물이 모여서 길을 묻는다 물이 모여서 떠날 차빌 한다 당일로 떠나는 물이 있다 며칠을 묵는 물이 있다 달폴 두고 빙빙 도는 물이 있다 한여름 길.. 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2016.06.17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거미줄 ― 손택수(1970∼ ) [동아/ 2016-06-1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거미줄 ― 손택수(1970∼ ) [동아/ 2016-06-10] 거미줄 ― 손택수(1970∼ ) 어미 거미와 새끼 거미를 몇 킬로미터쯤 떨어뜨려놓고 새끼를 건드리면 움찔 어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킨다는 이야기, 보이지 않는 거미줄이 내게도 있어 수천 킬로미터 밖까지 무선으로 이어져 .. 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2016.06.1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목련꽃 ― 김달진(1907∼1989) [동아/ 2016-06-03]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목련꽃 ― 김달진(1907∼1989) [동아/ 2016-06-03] 목련꽃 ― 김달진(1907∼1989) 봄이 깊었구나 창밖에 밤비 소리 잦아지고 나는 언제부터선가 잠 못 자는 병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지난밤 목련꽃 세 송이 중 한 송이 떨어졌다. 이 우주 한 모퉁이에 꽃 한 송이 줄었.. 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2016.06.03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그가 부르시면― 권지숙(1949∼ ) [동아/ 2016-05-27]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그가 부르시면― 권지숙(1949∼ ) [동아/ 2016-05-27] 그가 부르시면 ― 권지숙(1949∼ ) 골목에서 아이들 옹기종기 땅따먹기하고 있다 배고픈 것도 잊고 해 지는 줄도 모르고 영수야, 부르는 소리에 한 아이 흙 묻은 손 털며 일어난다 애써 따놓은 많은 땅 아쉬워 뒤돌아.. 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2016.05.27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그랬다지요 ― 김용택(1948∼ ) [동아/ 2016-05-2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그랬다지요 ― 김용택(1948∼ ) [동아/ 2016-05-20] 그랬다지요 ― 김용택(1948∼ )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 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2016.05.2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서울에서 살아남기 ― 최금진(1970∼ ) [동아/ 2016-05-13]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서울에서 살아남기 ― 최금진(1970∼ ) [동아/ 2016-05-13] 서울에서 살아남기 ― 최금진(1970∼ ) 가게에서 물건을 사거나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통성명을 할 때 돌아와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일단 무조건 거만해야 한다 엔젤이라고 발음하는 너의 콩글리시에는 천사.. 2-1 김수호-동아행복시/나민애♧시깃든삶-15 201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