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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김수호-동아행복시 43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어머니와 순애 ― 박태일(1954∼) [동아/ 2019-11-23]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어머니와 순애 ― 박태일(1954∼) [동아/ 2019-11-23] 어머니와 순애 ― 박태일(1954∼) 어머니 눈가를 비비시더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비시더니 어린 순애 떠나는 버스 밑에서도 잘 가라 손 저어 말씀하시고 눈 붉혀 조심해라 이어시더니 사람 많은 출차대 차마 마음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가을 ― 강은교(1945∼ ) [동아/ 2019-11-16]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가을 ― 강은교(1945∼ ) [동아/ 2019-11-16] 가을 ― 강은교(1945∼ )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 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 살짝 가 보았네 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병에게 - 조지훈(1920∼1968) [동아/ 2019-11-09]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병에게 - 조지훈(1920∼1968) [동아/ 2019-11-09] 병에게 - 조지훈(1920∼1968)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 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 어두운 음계..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나는 저 아이들이 좋다 ― 이성복(1952∼) [동아/ 2019-11-02]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나는 저 아이들이 좋다 ― 이성복(1952∼) [동아/ 2019-11-02] 나는 저 아이들이 좋다 ― 이성복(1952∼) 나는 저 아이들이 좋다. 조금만 실수해도 얼굴에 나타나는 아이, “아 미치겠네” 중얼거리는 아이, 별것 아닌 일에 ‘애들이 나 보면 가만 안 두겠지?’ 걱정하는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상가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1962∼) [동아/ 2019-10-26]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상가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1962∼) [동아/ 2019-10-26] 상가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1962∼) 저녁 상가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가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의 신발뿐이..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원석 ― 정진규(1939∼2017) [동아/ 2019-10-19]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원석 ― 정진규(1939∼2017) [동아/ 2019-10-19] 원석(原石) ― 정진규(1939∼2017) 사람들은 슬픔과 외로움과 아픔과 어두움 같은 것들을 자신의 쓰레기라 생각한다 버려야 할 것들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을 줍는 거지 사랑하는 거지 몇 해 전 집을 옮길 때만 해..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 박진숙(1957∼) [동아/ 2019-10-12]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 박진숙(1957∼) [동아/ 2019-10-12]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 박진숙(1957∼) 좁은 벼랑길을 돌아나올 때 맞은편에서 오던 노인에게 길을 비켜주었습니다 노인은 지나갈 생각은 않고 내게 문득 물었습니다 그대는 어디가 아픈가 나는 기침을 했..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낙동강 하구에서 ― 허만하(1932∼) [동아/ 2019-10-05]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낙동강 하구에서 ― 허만하(1932∼) [동아/ 2019-10-05] 낙동강 하구에서 ― 허만하(1932∼) 바다에 이르러 강은 이름을 잃어버린다. 강과 바다 사이에서 흐름은 잠시 머뭇거린다. 그때 강은 슬프게도 아름다운 연한 초록빛 물이 된다. 물결 틈으로 잠시 모습을 비췄다 사..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기차표 운동화 ― 안현미(1972∼) [동아/ 2019-09-28]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기차표 운동화 ― 안현미(1972∼) [동아/ 2019-09-28] 기차표 운동화 ― 안현미(1972∼) 원주시민회관서 은행원에게 시집가던 날 언니는 스무 해 정성스레 가꾸던 뒤란 꽃밭의 다알리아처럼 눈이 부시게 고왔지요 서울로 돈 벌러 간 엄마 대신 초등학교 입학식 날 함께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과목 ― 박성룡(1932∼2002) [동아/ 2019-09-21]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과목 ― 박성룡(1932∼2002) [동아/ 2019-09-21] 과목 ― 박성룡(1932∼2002) 과목에 과물들이 무르익어 있는 사태처럼 나를 경악케 하는 것은 없다. 뿌리는 박질 붉은 황토에 가지들은 한낱 비바람들 속에 뻗어 출렁거렸으나 모든 것이 멸렬하는 가을을 가려 그는 홀로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