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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김수호-동아행복시 43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제주바다 1 ― 문충성(1938∼2018) [동아/ 2018-12-01]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제주바다 1 ― 문충성(1938∼2018) [동아/ 2018-12-01] 제주바다 1 ― 문충성(1938∼2018) 누이야, 원래 싸움터였다. 바다가 어둠을 여는 줄로 너는 알았지? 바다가 빛을 켜는 줄로 알고 있었지? 아니다 처음 어둠이 바다를 열었다. 빛이 바다를 열었지, 싸움이었다. 어둠이 자..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쓸쓸한 시절 ― 이장희(1900∼1929) [동아/ 2018-11-24]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쓸쓸한 시절 ― 이장희(1900∼1929) [동아/ 2018-11-24] 쓸쓸한 시절 ― 이장희(1900∼1929) 어느덧 가을은 깊어 들이든 뫼이든 숲이든 모다 파리해 있다 언덕 우에 오뚝히 서서 개가 짖는다 날카롭게 짖는다 빈 들에 마른 잎 태우는 연기 가늘게 가늘게 떠오른다 그대여 우..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고향길 ― 신경림(1936∼ ) [동아/ 2018-11-17]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고향길 ― 신경림(1936∼ ) [동아/ 2018-11-17] 고향길 ― 신경림(1936∼ ) 아무도 찾지 않으려네 내 살던 집 툇마루에 앉으면 벽에는 아직도 쥐오줌 얼룩져 있으리 담 너머로 늙은 수유나뭇잎 날리거든 두레박으로 우물물 한 모금 떠 마시고 가위소리 요란한 엿장수 되어..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자모사 ― 정인보(1893∼1950) [동아/ 2018-11-1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자모사 ― 정인보(1893∼1950) [동아/ 2018-11-10] 자모사 ― 정인보(1893∼1950) 12 바릿밥 남 주시고 잡숫느니 찬 것이며 두둑히 다 입히고 겨울이라 엷은 옷을 솜치마 좋다시더니 보공되고 말어라 19 어머니 부르올 제 일만 있어 부르리까 젖먹이 우리 애기 왜 또 찾나 하..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별들이 사는 집 ― 김수복(1953∼ ) [동아/ 2018-11-03]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별들이 사는 집 ― 김수복(1953∼ ) [동아/ 2018-11-03] 별들이 사는 집 ― 김수복(1953∼ ) 별들이 사는 집은 내 마음의 빈 터에 있다 뒷산 상수리나무 잎이 서걱거리는 저녁에 왔다가 이른 아침 호수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내 마음의 빈 터에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든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달밤 - 이호우(1912∼1970) [동아/ 2018-10-27]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달밤 - 이호우(1912∼1970) [동아/ 2018-10-27] 달밤 - 이호우(1912∼1970)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푸릅니다. 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없이 가고파서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봅니다. 낯 익은 풍경이되 달아래 고쳐보니 돌아올 기약없는 먼 길이나 떠나온 듯 뒤지는 들..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호박오가리 ― 복효근(1962~ ) [동아/ 2018-10-2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호박오가리 ― 복효근(1962~ ) [동아/2018-10-20] 호박오가리 ― 복효근(1962∼ ) 여든일곱 그러니까 작년에 어머니가 삐져 말려주신 호박고지 비닐봉지에 넣어 매달아놨더니 벌레가 반 넘게 먹었다 벌레 똥 수북하고 나방이 벌써 분분하다 벌레가 남긴 그것을 물에 불려..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병상록 ― 김관식(1934∼1970) [동아/ 2018-10-13]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병상록 ― 김관식(1934∼1970) [동아/ 2018-10-13] 병상록 ― 김관식(1934∼1970) 병명도 모르는 채 시름시름 앓으며 몸져 누운 지 이제 10년. 고속도로는 뚫려도 내가 살 길은 없는 것이냐. 간, 심, 비, 폐, 신… 오장이 어디 한 군데 성한 데 없이 생물학 교실의 골격 표본처..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수박 ― 허수경(1964∼2018) [동아/ 2018-10-06]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수박 ― 허수경(1964∼2018) [동아/ 2018-10-06] 수박 ― 허수경(1964∼2018) 아직도 둥근 것을 보면 아파요 둥근 적이 없었던 청춘이 문득 돌아오다 길 잃은 것처럼 그러나 아휴 둥글기도 해라 저 푸른 지구만 한 땅의 열매 저물어 가는 저녁이었어요 수박 한통 사 들고 돌..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병적 계절 ― 이상화(1901∼1943) [동아/ 2018-09-29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병적 계절 ― 이상화(1901∼1943) [동아/ 2018-09-29] 병적 계절 ― 이상화(1901∼1943) 기러기 제비가 서로 엇갈림이 보기에 이리도 서러운가 귀뚜리 떨어진 나뭇잎을 부여잡고 긴 밤을 새네. 가을은 애달픈 목숨이 나누어질까 울 시절인가 보다. 가없는 생각 짬 모를 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