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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별들은 따뜻하다] - 100명이 시인이 뽑은 애송시 100편 [17]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하는 애송시 100편 [17]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

강은교[우리가 물이되어] - 100명의 시인이 뽑은 애송시 100편 (16)

현대 시 100년, 100명의 시인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16)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 100명의 시인이 뽑은 애송시 100편 (15)

현대시, 100명의 시인이 뽑은 현대시 100편 (15) SITELINK 2 :: -->UPLOAD 1 :: | DOWN : 0 -->UPLOAD 2 :: | DOWN : 0 --> 목마(木馬)와 숙녀(淑女) /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 - 100명의 시인이 뽑은 애송시 00편 (14)

현대시 100년, 100명의 시인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14)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

기형도의 [빈집] - 100명의 시인이 뽑은 애송시 100편 (13)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13) 빈 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

박용래의 [저녁눈] - 100명의 시인이 뽑은 애송시 100편 (12)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12) 저녁눈 / 박용래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해설 - 박용래(192..

최승호의 [대설 주의보] - 100명의 시인이 뽑은 애송시 100편 (11)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11) 대설주의보 / 최승호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들 제설차 한 대 올 리 없는 깊은 백색의 골짜기를 메우며 굵은 눈발은 휘몰아치고, 쬐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굴뚝새가 눈보라 속으로 날아간다. 길 잃은 등산객들 있을듯 ..

노천명의 [사슴] - 100명의 시인이 뽑은 애송시 100편 (10)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10) 사슴 / 노천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내곤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데 산을 쳐다본다..

오규원의 [한 잎의 여자] - 100명의 시인이 뽑은 애송시 100편 (9)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9]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

김종삼의 [묵화] - 100명의 시인이 뽑은 애송시 100편 (8)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8] 묵화(墨畵) / 김종삼 물 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1969년> 해설 - 김종삼(1921~1984) 시인의 시는 짧다. 짧고 군살이 없다. 그의 시는 여백을 충분히 사용해 언어가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