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初伏날 - 김수호 (1940~ )
장마 말미 모처럼 맑은 날
공원의 노송 밑 벤치에
몇몇 낯익은 아파트 노인들
어깨쭉지 눅눅한 건
마파람 탓이라며 쩝쩝거리고
공원 옆 초등학교 운동장에
왁자지껄 개구쟁이들
더위 구덩이 헤집은 마음은
내 녹슨 여름 방학 종을 울리며
해수욕장을 휘적일 텐데
점심 전에 어김없이
강아지랑 산책하는 금발 아낙네
복날이라고, 아무려면
혼자만 몸보신하러 나갔겠나
하필 오늘 따라 안 보이니
(10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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