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나무 4 - 김수호 (1940~ )
가시박에 깔린 백일홍 나무
한여름에도 꽃은커녕
제대로 숨도 못 쉬는 것 같더니
그 덮개 걷어 내자
지나친 날을 무르려는 듯
한껏 피워 내는 붉은 꽃송아리가
한 오리 소슬바람에
꺾인 듯 고개 숙이는구나
이웃들은 아직도
단풍잎 치장에 분주한데
임자만 일찌감치
알몸으로 떨고 섰는 건
늦여름 무더위에
너무 무리했던 탓은 아닌지
헉헉대며 꽃만 싸갈긴다 싶더니
가시박 넝쿨 덮치듯이
(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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