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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김수호-창작학습시/김수호♡미발표시 - 2

백일홍나무 4 - 김수호 (1940~ )

설지선 2023. 6. 23. 09:14

 

 

백일홍나무 4 - 김수호 (1940~ )

 

 

가시박에 깔린 백일홍 나무

한여름에도 꽃은커녕

제대로 숨도 못 쉬는 것 같더니

그 덮개 걷어 내자

지나친 날을 무르려는 듯

한껏 피워 내는 붉은 꽃송아리가 

한 오리 소슬바람에

꺾인 듯 고개 숙이는구나

 

이웃들은 아직도

단풍잎 치장에 분주한데

임자만 일찌감치

알몸으로 떨고 섰는 건

늦여름 무더위에

너무 무리했던 탓은 아닌지

헉헉대며 꽃만 싸갈긴다 싶더니

가시박 넝쿨 덮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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