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 김수호 (1940~ )
고혈압 진단을 내린 의사는
혈압약을 하루 한 알씩 보약인 듯 먹으라,
동네 체육관의 트레이너는
매일 한 시간씩 보약 삼아 걸으라고
실속있는 처방을 내려 주었네.
그 보약을 먹으며 걷기 30년
혈압약은 세 알로 늘고
걷기 운동은 45분으로 줄면서
나이에 약은 정비례하고 운동은 반비례한다는
대단한 정리定理도 터득했거늘,
두 지인이 여든도 못 채우고
세상 버렸다는 부음을 접하고 보니
남의 건강 챙겨주느라
제 몸 건사엔 데면데면했지 싶어
백 세 시대가 되레 한스럽네.
(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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