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의 두 사람 - 김수호 (1940~ )
정의와 도덕성을 내건 뒷통이
부패한 앞통에게 날렸던 명패의 부메랑인가
'에라, 바닷물에나 빠져 죽어라
제대로 먹고나 당하지 뭐꼬 쪽팔리게'
비아냥이야 받을 법도 하지만
진짜로 목숨을 끊은 뒷통
'봐라, 너 같이는 안 산다'는 듯이
바다가 아니라 뒷동산 벼랑에서 몸을 날렸네
앞뒤 모두 통깜이 아닌 게 탈인가
'총잡이'와 '빠'를 앞세우고
밀어붙이기와 편가르기로 날새는 줄 몰랐던
이런 난형난제難兄難弟가 또 있을까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어찌 뽑혔건
헛것에 홀려 찍은 순진한 백성들이 한 둘이랴
그 잘라 내버린 손가락을 보려고
요즘도 영도다리엔 구경꾼들이 모이는지
(0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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