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의 본성 - 김수호 (1940~ )
떨어지자 깨어져
구르진 못해도
남 탓도 원망도 하지 않고
소리없이 기다리다
이웃이 모여드는 족족
몸 불려 힘을 키우며
집 따라 모양내고
길 좇아 걸음새 고쳐 가며
뭇 생명을 기르다가도,
수틀리면 숨통 죄고
뵈는 건 다 삼키는
가공할 폭력도 불사하지만
피와는 상극이니
성질 돋운다 싶으면
코앞에서 얼쩡대지 말고
대문만 열어 주고
잠시 바깥바람이나 쐐라고
달래는 게 상책이라네.
(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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