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눈 오는 날 - 김수호 (1940~ )
섬 테두리 지우는 하얀 손
산길 막아서자 육지 손님들은
숙소에 내려치는 화풀이
연속 고와 스톱의 불호령에
애먼 관광차만 TV 속에서 엉기고,
해안가에서 요절하는 여린 손
사귈 겨를 없는 아이들은
질척한 땅 대신 게임 바다로 풍덩
졸지에 절친 잃은 강아지도
제 털에 코 박고 뼈다귀 꿈에 빠지고,
웃뜨르*에서 분주한 젖은 손
쫓겨난 까마귀의 상처를 씻는 솔밭
멀리 날것들의 설움 간간이
새 주인 까치떼의 하늘 찢는 악다구에
안쓰럽게 부르르 떨고만 섰다.
* 중산간 지대 (제주 사투리)
(1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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