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에 내린 눈 - 김수호 (1940~ )
시드니 외곽 본다이비치의 성탄절은
섭씨 30도의 해변 축제
비키니에 고깔모자의 아가씨들을 보고
그 꽃송이에 낚인 건달들인가
휩쓸려 온 흰나비 떼 좀 보소!
지구 윗쪽의 섬 제주도의 아파트 골짝에서
오르락내리락 구석구석 살피며
본새 좋게 춤을 추며 후려내다, 멈칫
발길 닿은 자리에서 숨 돌리며
길 잘못 든 걸, 아니면
꿈 잘못 꾼 걸 뒤늦게야 깨달았나 보다
어느 해 여름 이 산책길에서 매미의 떼주검
그 짓밟힌 험한 꼴은 전해 들었는지
성탄일 아침해가 뜨기 바쁘게
슬그머니 한라산으로 자리를 뜨는구나.
(101226)
* 본다이비치(Bondi Beach)/ 호주 시드니 외곽에 위치한 해변, 많은 아일랜드와 영국의 관광객들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찾는 곳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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