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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김수호-조선가슴시/최영미♣어떤 시

[최영미의 어떤 시] 이소(離騷) - 굴원(屈原 기원전 353?∼278년) [조선/ 2021.07.05]

설지선 2021. 7. 5. 09:10

[최영미의 어떤 시] 이소(離騷) - 굴원(屈原 기원전 353?∼278년) [조선/ 2021.07.05]

 

 

    일러스트=백형선

     

     

    이소(離騷) - 굴원(屈原 기원전 353?∼278년)

    저는 아름다운 것에만 얽매여 아침에 충언을 올렸다가 저녁에 버림받았습니다(중략) 세상은 어지럽고 종잡을 수 없으니 제가 어찌 이곳에 오래 머물 수 있겠습니까? 난초와 백지(향초의 이름)는 동화되어 더 이상 향기롭지 않고, 창포와 혜초도 보잘것없는 억새풀이 되었습니다. 예전의 향기로운 풀들이 지금은 어찌 저 냄새나는 쑥이 되었습니까? (중략) 난초는 믿을 수 있다고 여겼건만 어찌 속은 비고 겉만 아름다운 것입니까? (후략)

    (권용호 옮김)

 

 

‘이소’는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정치가이며 중국 최초의 시인이라고 알려진 굴원(屈原)의 대표작. 375개의 구에 2490글자로 이뤄진 장편 시의 제목인 이소(離騷)는 “이별과 근심” 혹은 “근심을 만나다”는 의미를 담았다.

“저는 하늘의 신 고양의 후손”으로 시작하는 ‘이소’는 높고 아름답게 태어나 왕을 보필하다 모함을 받고 쫒겨난 굴원 자신의 처지를 구구절절 읊는다. 자신을 버린 왕에 대한 사랑과 원망이 너무 진해 쓰고 또 써도 눈물이 사라지지 않는다.

시의 마지막은 “이제 그만하리! 이 나라에는 알아주는 사람 없으니 고국에 무슨 미련을 두리. 훌륭한 정치를 함께할 사람이 없으니 나는 팽함(彭咸)이 있는 곳으로 가리”로 끝난다. 팽함은 은나라의 충신으로 임금에게 직간했다 듣지 않자 물에 빠져 죽었다. 초나라가 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굴원은 멱라강에 투신해 죽었다.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