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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되살려낸 선진국 환경 (조선/ 120707)

설지선 2012. 7. 7. 09:53

[기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되살려낸 선진국 환경 (조선/ 120707)

  • 박석순 국립환경과학원장·이화여대 교수
  • 종북·좌파들이 빠져 있는 착각 중 하나가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환경을 위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보다 좋은 제도라는 것이다. 시장경제는 급속한 산업화를 불러오고 자유민주주의는 거주 이전의 자유로 폭발적인 도시 팽창을 가져온다는 이유다.

    1960~1970년대에는 통제되고 계획된 사회주의 체제가 환경을 지키기에 좋은 것 같았다.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거주 이전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주의 국가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막을 수 있었다. '사회생태주의(Social Ecology)'라는 좌파 환경이념은 환경위기를 자본주의 종말의 새로운 역사적 요소라고 주장했다. 사회생태주의자들은 지구 환경위기의 직접적인 원천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이며, 이것이야말로 생물계의 암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그들은 무계급 사회, 분산된 민주공동체, 태양열이나 유기농법 같은 생태적 기술에 기초한 사회로 변화시키는 사회생태주의 환경운동이 기업자본주의를 공격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들이 강력한 환경정책을 추진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환경 과학기술이 방대한 연구투자로 급속히 발달하고 환경산업이 번창했으며, 그 결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었던 런던·뉴욕·로스앤젤레스·도쿄 등 선진 대도시의 대기는 훨씬 맑아졌다. 한때 '죽음의 강(江)'으로 불렸던 영국 템스강과 독일 라인강이 다시 살아났고, 미국 뉴욕 허드슨강과 일본 도쿄 스미다강도 한결 깨끗해졌다.

    반면에 사회주의 국가들은 환경 몰락의 길로 갔다. 동독·체코·폴란드 등은 유럽 최악의 환경오염 지역이 되었다. 통일 후 동독 지역의 환경을 조사했더니 1만600㎞의 하천 중에서 3%, 665개의 호수 가운데 1%만 생태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매년 500만t 이상의 이산화황과 210만t의 분진을 배출하여 유럽에서 가장 나쁜 대기상태를 보였고, 1만3000여 곳의 쓰레기 매립지 중에서 120곳만 제대로 관리되고 있었다.

    러시아·중국·북한의 환경도 나쁘긴 마찬가지다. 특히 북한은 열악한 상하수도 시설, 난방에서 나오는 매연 같은 생활환경도 문제지만 식량과 에너지난으로 인한 산림훼손은 회복 불가능 상태로 가고 있다. 북한 산림 750만㏊ 가운데 160만~200만㏊가 황폐화됐으며 나머지도 별로 울창하지 않다. 지금도 매년 서울 면적의 두 배인 12만7000㏊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5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된 환경지속성 지수에서 146개국 중 최하위였다.

    서방세계의 환경을 되살린 일등 공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였다. 자유민주주의는 국민이 자유롭게 권리를 주장하고 선거로 민의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환경정책이 가능했다. 엄격한 법과 제도로 환경규제가 강화되었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급속한 환경기술의 발달을 가져왔다. 기술과 제품 경쟁에서 승자만 살아남는 시장경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촉진했고 고도의 환경기술을 이뤄냈다. 또 경제성장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하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공장이 많은 도시가 공해도시였지만, 지금은 돈이 없고 민의가 소통되지 않는 도시가 공해도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인류가 경험한 환경의 역사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환경을 지키기에 좋은 제도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