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들 - 장석남(1965~ ) 바닷소리 새까만 돌멩이 너덧 알을 주워다 책상 위에 풀어놓고 읽던 책 갈피에도 끼워두고 세간 기울어진 자리도 괴곤 했다 잠 아니 오는 밤에는 나머지 것들 물끄러미 치어다도 보다가 맨 처음 이 돌멩이들 있던 자리까지를 궁금해하노라면, 구름 지나는 그림자에 귀 먹먹해지는 어느 겨울날 오후 혼자 매인 늦둥이 송아지 눈매에 얹힌 낮달처럼 저나 나나 살아간다는 것이, 이렇듯 외따로 있다는 것이, 바닷가에서 주워 온 돌이 몇 개 있다. 까만 돌의 표면에는 물결무늬가 흐르고 파도 소리가 들려왔을 것이다. 몽돌이며 모서리가 덜 깎인 돌, 그리고 조각돌도 있었을 것이다. 시인은 그 돌로 책장을 눌러놓거나 집 안 살림에 쓰는 물건의 평형을 맞추려고 아래를 받치기도 한다. 그러다 돌이 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