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 유치환 (柳致環 1908~1967) 물같이 푸른 조석(朝夕)이 밀려가고 밀려오는 거리에서 너는 좋은 이웃과 푸른 하늘과 꽃을 더불어 살라 그 거리를 지키는 고독한 산정(山頂)을 나는 밤마다 호올로 걷고 있노니 운명이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피할 수 있는 것을 피하지 않음이 운명이니라 “물같이 푸른 조석(朝夕)이” 생뚱맞아 한참 노려보았다. 푸른 아침도 푸른 저녁도 희귀한 일이 되어버린 지금, 희뿌연 도시의 아침과 저녁이 밀려가고 밀려오는 마포의 어느 도서관에서 ‘너에게’를 읽었다. ‘좋은 이웃’에 공감하며 나의 행운을 저울질해 보았다. 살아갈수록 이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아파트 천장 누수로 위 아래층과 갈등을 겪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마음고생을 한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