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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김수호-동아행복시 43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노신(魯迅) ― 김광균(1914∼1993) [동아/ 2017-12-01]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노신(魯迅) ― 김광균(1914∼1993) [동아/ 2017-12-01] 노신(魯迅) ― 김광균(1914∼1993) 시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개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바람 부는 날 ― 박성룡(1934∼2002) [동아/ 2017-11-24]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바람 부는 날 ― 박성룡(1934∼2002) [동아/ 2017-11-24] 바람 부는 날 ― 박성룡(1934∼2002) 오늘 따라 바람이 저렇게 쉴 새 없이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의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풀잎에 나뭇가지에 들길에 마을에 가..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호박 ― 이승희(1965∼ ) [동아/ 2017-11-17]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호박 ― 이승희(1965∼ ) [동아/ 2017-11-17] 호박 ― 이승희(1965∼ ) 엎드려 있었다지, 온 생애를 그렇게 단풍 차린 잎들이 떨어지며 는실난실 휘감겨와도 그 잎들 밤새 뒤척이며 속삭였건만 마른풀들 서로 몸 비비며 바람 속으로 함께 가자 하여도 제 그림자만 꾹 움켜..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벼랑 끝 ― 조정권(1949∼2017) [동아/ 2017-11-1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벼랑 끝 ― 조정권(1949∼2017) [동아/ 2017-11-10] 벼랑 끝 ― 조정권(1949∼2017) 그대 보고 싶은 마음 죽이려고 산골로 찾아갔더니, 때 아닌 단풍 같은 눈만 한없이 내려 마음속 캄캄한 자물쇠로 점점 더 한밤중을 느꼈습니다. 벼랑 끝만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가다가 꽃..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봉숭아꽃 ― 민영(1934∼ ) [동아/ 2017-11-03]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봉숭아꽃 ― 민영(1934∼ ) [동아/ 2017-11-03] 봉숭아꽃 ― 민영(1934∼ ) 내 나이 오십이 되기까지 어머니는 내 새끼손가락에 봉숭아를 들여주셨다. 꽃보다 붉은 그 노을이 아들 몸에 지필지도 모르는 사악한 것을 물리쳐준다고 봉숭아물을 들여주셨다. 봉숭아야 봉숭아..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차부에서 ― 이시영(1949∼ ) [동아/ 2017-10-27]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차부에서 ― 이시영(1949∼ ) [동아/ 2017-10-27] 차부에서 ― 이시영(1949∼ ) 중학교 일학년 때였다. 차부(車部)에서였다. 책상 위의 잉크병을 엎질러 머 리를 짧게 올려친 젊은 매표원한테 거친 큰소리 로 야단을 맞고 있었는데 누가 곰 같은 큰손으로 다가와 가만히 어..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부목 살이 ― 홍사성(1951∼ ) [동아/ 2017-10-20]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부목 살이 ― 홍사성(1951∼ ) [동아/ 2017-10-20] 부목 살이 ― 홍사성(1951∼ ) 퇴직하면 산속 작은 암자에서 군불이나 지 피는 부목 살이가 꿈이었다 마당에 풀 뽑고 법당 거미줄도 걷어내며 구름처럼 한가하 게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었다 요즘 나는 신사동 어디..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으름넝쿨꽃 ― 구재기(1950∼ ) [동아/ 2017-10-13]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으름넝쿨꽃 ― 구재기(1950∼ ) [동아/ 2017-10-13] 으름넝쿨꽃 ―구재기(1950∼ ) 이월 스무 아흐렛날 면사무소 호적계에 들러서 꾀죄죄 때가 묻은 호적을 살펴보면 일곱 살 때 장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님의 붉은 줄이 있지 돌 안에 백일해로 죽은 두 형들의 붉은 줄이 있..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달아 ― 김후란(1934∼ ) [동아/ 2017-09-29]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달아 ― 김후란(1934∼ ) [동아/ 2017-09-29] 달아 ― 김후란(1934∼ ) 달아 후미진 골짜기에 긴 팔을 내려 잠든 새 깃털 만져주는 달아 이리 빈 가슴 잠 못 드는 밤 희디흰 손길 뻗어 내 등 쓸어주오 떨어져 누운 낙엽 달래주는 부드러운 달빛으로 이번 추석에는 무슨 소원..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모데미풀 ― 문효치(1943∼ ) [동아/ 2017-09-22]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모데미풀 ― 문효치(1943∼ ) [동아/ 2017-09-22] 모데미풀 ― 문효치(1943∼ ) 하늘이 외로운 날엔 풀도 눈을 뜬다 외로움에 몸서리치고 있는 하늘의 손을 잡고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만 보아도 하늘은 눈물을 그치며 웃음 짓는다 외로움보다 독한 병은 없어도 외로움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