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개 이야기 - 김수호 (1940~ )
세 번 집개를 키워 본 적이 있소
첫 번째 개는 똥개 수놈
두 번째, 세 번째는 진돗개 암놈이었소
똥개는 식색食色에 충실하여
킁킁거리며 밤낮없이 쏘다니는 색골에
소리만 요란했지 물줄은 모르오
임자 만나면 꼬리 내리고 쥐구멍 찾기 바쁘오
그러다 밤손님의 미끼에 낚여 죽었소
제 팔자대로 개죽음이었소
그러나 진돗개는 표 나게 달랐소
뒤창문 뜯고 들어온 밤도둑을 쫓은 일도 있소
일류 집지킴일 뿐만 아니라
주인의 뜻이라면 죽음도 불사하오
요즘 국회의 '회'를 '개'로 바꾸며 비웃소
그게 진돗개란 뜻이면 좀 나을는지
(1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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