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버텨만 주게 - 김수호 (1940~ )
자네가 나 보다 먼저 가는 게
내겐 인생 최후의 승리라고 생각해온 걸
수정하지 않을 수 없어 그러네
자네가 좀 오래 살아 주면 좋겠네
내가 출간한 시집을 읽으면서
'네가 뭔가 해 낼 줄 알았다'라는 말을
내 귀로 꼭 듣고 싶으니까
잘 나가나 싶다 나락으로 떨어져
볼품없이 찌그러진 모습을
자네 기억 속에 꿍친 채 약 올리듯
훌쩍 떠나는 걸 어찌 감당하란 말인가
그러니 제발 나에게 시간 좀 주게
그때까지 친구야!
자네가 좀 버텨만 주면 고맙겠네
(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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