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벽 거울 - 김수호 (1940~ )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듬해 정초에
셋놈*이 읍민콩쿠르에서 1등상으로 타 온
어머니의 외로움을 달래 드린 첫 선물
고향집 안방을 지키던 그 벽 거울은
어머니의 삶을 돌봐주던 벗
눈물로 고향집 떠나 시내로 옮길 때에는
오두막 문깐방까지도 따라오고
큰놈의 바깥채로 옮겨서도 함께하다
풍 맞아 눈만 껌뻑거리던 세월도
벽에 붙어 선 채 밤낮없이 보살핀 벗
그러나, 어머니의 그 30년 지기는
셋놈에겐 찾을 엄두가 안 났고
큰놈에겐 한낱 노친의 낡아 빠진 행장일 뿐
한값하는 골동품의 탈을 썼다면
누군들 어찌 챙기지 않았을까마는
아무도 찾지 않은 무주물로 사라지다니
어머니의 별세 전해에 상경하신 때
셋 며느리가 사 드린 돋보기가, 그나마
저 세상 새 길벗 된 게 서운함을 던다
* 둘째 놈의 제주 방언/ 셋 며느리는 둘째 며느리
김수호 - 울어라 기타줄아(051225).mp3
(읍민콩쿠르대회 지정곡을 75세 때 불러 봄...^^)
(1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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