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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김수호-창작학습시/김수호♡미발표시 - 2

믿음/ 날 수 없었다면 - 김수호 (1940~ )

설지선 2023. 2. 14. 19:23

 

 

믿음/ 날 수 없었다면 - 김수호 (1940~ )

 

 

통일을 결정적으로 방해한 중공군을

중공오랑캐라고 저주하며 뿔 달린 도깨비로 여겼지요

도깨비를 본 적은 한번도 없지만요, 그러나

어릴 적 우리 사제는 날개 달린 천사였지요

그의 생각과 말은 곧 정의이고

그가 가는 곳엔 당연히 평화가 깃드는 그런 천사요

 

자칭 어느 정의평화의 사제가

요충지인 제주도에 군항 건설을 반대하며

'평화의 섬'을 지키는 시위를 하다

바위 아래로 굴러 떨어졌대요

등뼈가 셋이나 망가져 병원 신세를 진다는 보도에

화산 터진 듯 내 가슴속이 화끈하더군요

 

왜, 떼지어 담장을 넘고 뱀처럼 스미는지

어떻게, 천사가 악마한테 밀려 다칠 수 있는지

애당초 날아오르면 끝나는 것을

그 싸움판에 성체까지 모시고 가서 날 수 없었다면

그게 하느님의 뜻이 아닐는지요

자중자애自重自愛하라는 깊은 뜻 말이에요.

 

 

(1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