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그늘에서 - 김수호 (1940~ )
철철이 자라는 애들이
어른스레 낯빛을 바꿀 때면
우락부락한 아비도
제 살붙이를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내지만
떼어 내는 아픔을
몸부림치며 내보이지도
소리치지도 않고
끝내 아무런 티를 내지도 않는 것은
그 고매한 체면 탓인가
잡지도 쏟지도 못해 머금은
아쉬운 속정인 듯
깡마르며 한껏 쪼그라든 솔잎을
덮어주는 소나무 품이
솜이불 만큼이나 두툼하구나
(1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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