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3] 民辯, 21세기 한국의 돈키호테들 [조선/ 2016.07.05]
▲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
그러나 후덕함을 가장한 공작(公爵) 부부가 그를 웃음거리로 만든다. 자기 부하를 변장시켜 아서왕 시대의 마술사 멀린이라 속이고, 그와 그의 시종을 목마에 앉히고 지금 하늘을 날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온갖 장난질을 쳐도 고스란히 속으면서 황송해 하는 데는 분노가 치밀고 혐오가 인다. 악한 자의 이익과 쾌락에 봉사하는 어리석음은 성스러운 어리석음이 아니고 백치의 어리석음이다.
요즘 사악한 북한 정권의 목표에 '복무'하려는 듯 남한 사회를 휘저어 놓는 민변(民辯) 변호사들은 북한의 실체를 언제쯤 똑바로 인식하고 그들의 하수인이 되기를 거부하게 될 것인가? 말 그대로 현세의 지옥인 북한 정치범 수용소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김씨 왕조의 '영도자'들은 핵무기를 개발해 인류를 위협하고 일신의 사치와 향락을 위해 수백만 국민을 굶겨 죽이고 서해의 조업권까지 중국에 팔아넘겨 어민들을 기아로 몰아간다. 민변은 그들을 돈키호테가 사악한 공작 우러러보듯 하는 것일까? '태양절' 따위 '국경일'의 화려한 매스게임을 보면서 그 일사불란한 장관을 연출하기 위해 몇만 명 학생들이 몇 달을 땡볕 아래서 기저귀를 차고 십여 시간씩 모질게 훈련하다가 일사병으로 죽고 골병이 드는 것을 그들은 고귀한 기사를 모시는 시종들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는가? "김정은 수령님께서… 하시었습니다"라며 감격에 겨운 대사를 읊는 북한 아나운서의 어조나 북한 어린이 기예단의 농염한 애교도 '수 령님'의 사랑에 대한 당연한 보답으로 보이는가?
어느 북한 주민이 집에 불이 났는데 우선 김정일의 사진을 안고 나왔다가 어린 아들을 구하러 들어갔더니 아들은 이미 죽어 있었다고 한다. 온 천하에 지천으로 널린 종이 한 장을 아들보다 먼저 안고 나오도록 사육된 그 아버지의 회한을 듣는다면 이 땅에 사는 21세기의 돈키호테들도 마침내 미망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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