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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칼럼] 北核에 당하면 중국이 지켜줄 수 있나 - 김대중 고문 (조선/ 150317)

설지선 2015. 3. 17. 17:26

[김대중 칼럼] 北核에 당하면 중국이 지켜줄 수 있나 - 김대중 고문

미·중 간 선택 기로에서 中立이나 외교적 僞裝은 현실성 없고 보복 부를 것
국익 고려하면 美가 정답… 北 공격 대비 사드 필요, 분명한 입장 中에 밝혀야


	김대중 고문 사진
(...전략) 한국은 미국에서 민주주의를 배웠고 이를 자랑스럽게 실천하고 있다. 미국의 신보수주의 사상가인 로버트 케이건은 '미국이 만든 세계'란 저서에서 이렇게 썼다. '2차 대전이 끝날 무렵 전 세계에서 민주국가로 불릴 수 있는 나라는 불과 10여 개국이었고 전 세계의 연평균 GDP 증가율은 1% 정도였다. 70년이 지난 지금 세계의 민주국가는 100여 개국으로 늘었고 세계는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살고 있다. 그 중심에 미국이 있다.' 한국은 민주화된 나라 명단의 맨 위에 있다.

2000년대 최장기 주중 대사를 지낸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은 엊그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나라는 미국이다. 중국과 일본으로서도 제일 중요한 나라가 미국이다. 중국은 우리와 역사적 관계도 오래됐고 문화적 공유점도 많지만 이념 등 다른 점이 아직 많다.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사회주의 국가이다. 중국은 남북한 관계에서 어떤 경우에도 중립은 지키려 한다. 한국이 북한과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중국이 미국처럼 우리를 지지해 줄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가 주미(駐美)가 아닌 주중(駐中) 대사를 지냈고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중국 전문가라는 점에서 그의 견해는 대단히 의미가 있다.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 앞에 속수무책인 한국의 처지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한반도의 비핵화에 아무런 돌파구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오직 사드의 X밴드 레이더가 자국의 미사일 기지를 탐색할 수 있다는 데만 신경을 쓰고 한국의 안보가 어떻게 되든 그것은 자기들 알 바가 아니라는 태도다. 그렇다면 우리도 우리 생사가 걸린 북한 미사일이 관심사이지 중국의 미사일 기지 탐색은 우리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또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을 막아주면 우리도 사드 배치를 거부하겠다고 말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이 문제에 우유부단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중국으로서도 한국이 이리저리 눈치 보며 미·중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생각 있는 중국인이라면 앞으로 우리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며 아마도 우리의 줏대 없는 기회주의 처신을 대한(對韓) 외교의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