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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설지선-가황자료실/남인수★가요일생

'애수의 소야곡'의 남인수, 희귀 30여곡 세상 빛 봐 / 정지섭 기자 (조선/120726)

설지선 2012. 7. 26. 09:30

'애수의 소야곡'의 남인수, 희귀 30여곡 세상 빛 봐/ 정지섭 기자 (조선/ 120726)

 

 

50주기 전집 제작 때 발굴, 악보·가사 등 존재 확인돼
장세정과 부른 'ABC 청춘신보', '차차차송'보다 제작 앞서… 한국 첫 CM송 주인공 될 듯

 

'애수의 소야곡' 등으로 1950년대 최고 인기 가수로 사랑받던 남인수(1918~ 1962)의 타계 50주기를 맞아 지금껏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노래들이 발견돼 뒤늦게 빛을 보게 됐다. 음원은 찾지 못했지만 악보·가사·제목 등을 통해 존재가 확인된 남인수의 미공개 곡도 30여곡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940~50년대 최고의 남녀 가수였던 남인수와 장세정이 우리나라 최초의 CM송으로 추정되는 노래를 함께 불렀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옛 가요 사랑 모임 '유정천리'는 25일 남인수가 생전 발표했던 노래 242곡을 CD 12개에 담은 '남인수 전집'을 발표하면서 "'사랑의 낙랑공주'와 '허물어진 청춘성' 등 지금껏 존재 여부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던 남인수의 두 곡을 찾아내 CD에 수록했다"고 밝혔다.

1950년대 최고 인기 가수였던 남인수(왼쪽)와 남인수·장세정이 함께 부른 화장품 CM송 악보. /유정천리 제공

강사랑이 노랫말을 쓰고 이용준이 곡을 붙인 '사랑의 낙랑공주'는 '충효냐 사랑이냐 두 갈래 길 어이 가리/왕자님 뜻이어라 자명고를 찢고서는' 등의 가사로 고대사 비극의 주인공 낙랑공주의 심정을 노래한 곡이다. '허물어진 청춘성'은 나그네의 설움을 표현한 곡으로 남향인이 작사하고 이병주가 작곡했다.

'유정천리' 관계자는 "남인수 전집을 발간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남인수 음원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지금껏 존재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오리엔트 스페셜 관현악단'이 연주한 남인수의 레코드를 찾아냈다"며 "1950년대 중반 발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앨범의 앞·뒷면에 '사랑의 낙랑공주'와 '허물어진 청춘성'이 각각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남인수 전집의 242개 수록곡 중 70여곡은 이번에 처음으로 정식 CD 음원으로 만들어졌다"며 "음원은 찾아내지 못했지만 가사나 악보, 노래 제목으로 존재가 확인된 30여곡에 대해서도 음원 발굴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유정천리' 측은 이와 함께 "최근 발견한 가요악보집(1959년 4월 발간)에 실려 있는 'ABC 청춘신보'와 'ABC 행진'이라는 광고노래의 가수가 남인수·장세정으로 돼 있는 사실도 발견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 노래들에서 'ABC오백번 크림 바르면 비단같이 분결같이 고와집니다' '핸섬보이 ABC포마드를 가장 애용합니다' 등의 가사로 코믹하게 화장품을 홍보했다. 유정천리 총무인 이준희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지금까지는 1959년 11월 발표됐던 진로소주의 이른바 '차차차송'이 한국 최초 CM송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악보상으로만 봐도 남인수·장세정이 부른 'ABC 청춘신보' 등은 '차차차송'보다 적어도 5개월은 앞선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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