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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안철수, 다른 점과 같은 점은 / 윤경원 기자 (데일리언/ 110912)

설지선 2011. 9. 12. 10:19
박근혜-안철수, 다른 점과 같은 점은
성향 지지도 분포 차이있고 이공계 출신에 자본주의 미래 고민
윤경원 기자 (2011.09.12)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권주자로 '등극'하면서,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대척 구도를 형성하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지지자들의 성향은 다소 다르지만, 인물만을 놓고 봤을 땐 두 사람 사이엔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견해도 여럿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이 국가경영이나 철학과 관련한 정책이나 비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그간의 발언과 행보를 들여다보면 박 전 대표와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이 일부 평론가들의 견해다.

우선 두 사람은 리더십 부문에서 ‘안정된 이미지’라는 점에서 비슷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고 이것이 대중들에게 어필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노무현, 이명박 전현직 대통령을 거치면서 불안하고 톡톡 튀는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과 거부감이 강한 상황에서 안정된 리더십을 원하는 여망이 두 사람에게 투영돼 수혜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안정적 리더십’으로 뜨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의 현상과도 오버랩 되는 부분이다.

◇ 박근혜 전한나라당 대표(사진 왼쪽)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최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안정적이고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두 사람이 비슷한 이미지”라며 “두 대통령을 거친 국민들은 불안정하고 튀는 식의 리더십에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다. 냉철하고 이성적이고 안정적 리더십을 바라는 것은 주목받는 흐름이다. 그런 측면에서 두 사람은 유사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도 유사하다. 안 원장은 이공계 출신의 석학으로 두말할 필요 없는 ‘IT계의 아이콘’이다.

서강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74년 졸업 당시 이공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한 박 전 대표는 우리나라 이공계 산업 부흥에 대한 지원의지를 공공연히 밝혀오고 있다. 특히 IT(정보기술), CI(문화기술)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 이해도와 관심이 높다는 평가다.

이 같은 출신이나 이미지 뿐 아니라 두 사람의 가치관에서도 유사점 발견이 가능하다. 특히 기업관에 대한 그들의 관점은 상당부문 일치하고 있는 대목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9년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T업체들을 잇따라 방문한 자리에서 “기업이 첫 번째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은 진정한 가치창출”이라며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의 생활이 더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을 최고의 가치나 목표로 세우게 되면 수익 등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는 “수익성이나 이익을 최고로 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면, 이득을 위해서는 사람들을 속일 수 있고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이용하게 될 수 있다”면서 “수익이 최고 목표가 아니라, 치 창출을 목표로 할 때 인류가 행복해진다”고 했었다.

안 원장이 강조하고 있는 기업관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안 원장이 그리는 이상적인 기업관은 공익과 이윤추구가 양립하는 기업이다. 이윤 추구보다는 조직 구성원의 자아실현과 사회적 책임에 기업경영의 초점이 맞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각종 강연에서 그는 “창업을 하면서 기업의 목적이 수익창출이라는 명제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면서 “당장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업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이 장기적으로 더 큰 힘이 되는 사례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원인에 대한 진단도 유사했다. 박 전 대표는 당시 스탠퍼드대 초청 강연에서 ‘원칙이 선 자본주의’를 언급, “세계경제 위기는 민간의 탐욕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익의 극대화에만 치우쳐 그에 대한 책임과 사회의 공동선을 경시했다”고 지적했다.

그 당시 안 원장 역시 한 TV프로그램에서 “작년 금융위기의 원인에는 엘리트 출신들이 있었다. 머리가 좋고 개인적인 성공만 추구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비판했었다.

얼핏 다른 듯 보이지만 뜯어보면 유사한 점이 많은 두 사람이 앞으로 이어질 대권가도에서 서로 어떤 관계로 형성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데일리안 = 윤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