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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설지선-가황자료실/남인수★가요일생

[스크랩] 어머니는 가도 좋아요/김시스터즈(이난영의 따님)

설지선 2008. 3. 11. 10:16

이난영씨 재혼에 대한 자녀 김씨스터의 공개장

 

어머니는 가도 좋아요

 

* 이 글은 주부생활 1958년 10월호에 실린 것입니다. 당시 남인수-이난영 스캔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대단했다는 것을 이러한 기사를 통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재가에 대한 자녀들의 입장이라 표현이 대단히 조심스러운 편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김씨스터즈의 활동에 남인수님의 뒷받침이 적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가 있는 소중한 자료입니다/ 남인수팬클럽 회보 제16호(2005/02)

 

저희는 이런 글을 새삼스러히 세상에 소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와 남아저씨(* 남인수씨)에 대해서 세상이 너무나 모략하고 중상하기 때문에 자식된 도리로서 어간의 사정을 밝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울러 어머니와 저희의 관계를 이 기회에 뚜렷이 밝혀야 하겠습니다.

어머니가 남아저씨에게 가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어머니와 남아저씨간의 이해와 애정문제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였을 것입니다.

우선 남아저씨는 저희에겐 대은인입니다.

언제 어데서나 저희를 위해서 저희의 성공과 어머님의 행복을 위해서 극진히 노력해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오랫동안 고독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외로운 어머니를 위해서 인간적으로 벗으로서 절대적인 마음의 위안을 주고 있습니다.

저희로써 할 수 없는 마음의 위로를 남아저씨는 어머니에게 베풀고 있습니다.

그러한 남아저씨에게 어머니가 재가해 가는 문제에 대해서 저희들은 조금치도 그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남아저씨의 자녀들을 맡아 양육하시기로 하였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저희들의 감정이 어떻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저희들은 당연한 일로 생각합니다.

한 여성이 재가하는 데 있어 그 쪽의 자녀를 맡아 키우는 것이 무엇이 마땅치 않겠습니까.

또한 저희들은 이미 다 자랐습니다.

어머니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 자랄 대로 자랐습니다.

이제는 저희들 자신의 힘으로 살아 나갈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지금까지 저희들에게 베푼 사랑을 저희는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남아저씨에게로 간다고 해서 저희를 잊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언제 어데 가나 저희를 걱정하여 저희의 앞날을 위하여 기도하고 계실 것입니다.

남아저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친자식 이상으로 저희를 애껴 주었으며 앞으로 또한 애껴 주실 것입니다.

이제 1주일 가량 있으면 어머니는 떠나십니다.

어머니는 이번 일에 대해서 언제나 저희들에게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저희들은 어머니의 그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저희는 저희를 위해서 지금까지 고생을 겪어 오신 어머니에게 이렇다 할 보답을 하지 못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어머니가 남아저씨에게로 가신다니 저희가 베푸지 못한 위로를 남아저씨가 베풀 것을 생각할 때 고마운 생각이 앞서 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남아저씨에게 가시드래도 영원히 저희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머니와 자식간의 의리와 애정은 영원불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영원히 저희를 위해 걱정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로서는 다만 어머니와 남아저씨의 뜻을 받들어 사회에서 성공하여 훌륭한 인간이 될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장수하심을 하늘에 빌겠습니다.

이 기회에 한 가지 부기하고 싶은 것은 지난 번 저의 스리-씨스터-가 도미하게 되었을 때 어머니가 적극 반대하여 계획이 중지된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처사에 대해서 세상에서 오해하는 모양인데 사실은 그 쪽(미국인)에서 저희 셋(스리-씨스터)만을 데리고 간다는 것이었으며 도미공연에 대한 저희의 조건이 하나도 마련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대로 저희 셋이 도미하였다면 저희는 먼 이국땅에서 한없이 고생하였을 것입니다.

지금에사 저희는 그때의 어머니의 처사가 옳았다는 것을 새삼스러히 깨달았습니다.

그리하여 당시 어머니의 처사가 그릇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는 동시에 세상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 부기하는 바입니다.

다음 적당한 기회에 저희는 도미공연할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아저씨와 어머니는 저희의 도미계획에 적극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끝으로 어머니의 재혼문제와 남아저씨의 자녀양육문제에 대해서 저희는 조금치도 원망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이 적당한 길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부디 어머님의 장수하시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 바입니다.    김숙자

 

김치 깍두기 / 김씨스터즈

출처 : 설지선의 옛노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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