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 - 박라연 아무리 넓고 넓은 우주라도 더 간절한 쪽부터 마음을 배달해주시려는 참 눈치 빠르신 우체부 아저씨, 만난 적 있습니다 (박라연 시집 ‘아무것도 안 하는 애인’) 우체국에 대하여 집 가까이 편의점이 있을 때 그걸 일컬어 ‘편’세권이라 하더라. 기차나 지하철 역 부근 거주지를 의미하는 ‘역세권(驛勢圈)’을 변형해 만든 신조어리라. 그렇다면, 내가 운영하는 서점은 우세권이라 할 수 있겠다. 우체국이 가깝다는 의미이다. 가까운 정도가 아니라, 옆의 옆집이다.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우체국이 제공하는 편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더구나 책은 참 무거운 물건이다. 한 상자만 꾸려도 낑낑대며 옮길 수밖에 없는지라 소중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어디 기능적 이유뿐이겠는가. 사람들이 모여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