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사랑의 결 - 조온윤 [문화/ 2022-03-02] 사랑의 결 - 조온윤 오랫동안 우리는 길고 긴 복도 같은 일인칭을 걷고 있었다 눈이 어두운 우리는 불빛만을 향해 걸어서 누군가 옆에 함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었는데 눈이 어두워서 밤과 낮을 구별할 줄 모르는 심해어처럼 우리는 꿈과 꿈 아닌 것을 구분할 줄 몰랐다 - 조온윤 ‘유리행성’ (시집 ‘햇볕 쬐기’) 사람 구경은 언제나 즐겁다. 어쩜 이렇게 제각각일까. 같은 삶이 없다. 그리하여 나는 틈만 나면 넋을 놓고 오가거나 머물러 있는 이들을 훔쳐보곤 한다. 각기 다른 만큼, 닮아가는 것도 많다. 유행하는 양식이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아이템들이 있다. 이를테면 스마트폰. 하나같이 네모난 기계를 들여다보거나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