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대추 한 알 - 장석주 {문화/ 2021-12-29]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장석주 ‘대추 한 알’(시선집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한여름쯤 국가지원사업을 따냈다. 선정될 때는 기쁘고 준비할 때는 설레고 실행할 때는 즐거웠으며 정산을 하게 되자 더없이 괴로워졌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틀림없이 집행을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수치가 맞지 않았다. 되짚어보면 허술한 것투성이였다. 한 보름쯤 마음 앓이를 했나 보다. 어느덧 지원을 할 때의 패기와 포부는 새까맣게 잊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