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 서종택(1948∼ ) 우리집 앞마당에는 까치들이 버리고 간 늙은 감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그 쓸쓸한 감나무 가지 사이로 바람이 한 줄 한 줄 불어와서는 마당 한구석에 조그맣게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햇살은 가득하게 내려오면서 감나무 속으로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남은 햇살은 감나무 그림자 가에 모여서 나와 함께 하루 종일 놀았습니다. 외롭고 슬픗할 때면 감나무 아래 기대 앉아서 저문 햇빛 수천 그루 노을이 되어 아득하게 떠가는 것 보았습니다. 흐르는 노을 그냥 보내기 정말 싫어서 두 손을 꼭 잡고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깜박 밤이 되면은 감나무는 하늘 위로 달을 띄워서 하늬바람 가는 길 내어 주지요. 사람들이 사는 곳 어두운 빛은 그만큼 밝았습니다. 세상은 달빛 속에 잠들어 가고 달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