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웨스턴 / 권총 이야기 - 김수호 (1940~ ) 태평양 전쟁과 6.25동란을 겪으며 자란 어린 시절 가장 즐기는 놀이는 당연히 전쟁놀이었소 아이들이 가장 소망하던 무기는 대장만이 허리에 차는 권총이구요 크기야 손바닥만 해도 누구든 한 방에 보내 버리니까요 처음 가까이서 권총을 본 게 해방 이듬해 국민학교 1학년 때였소 구시렁대는 소리에 눈을 뜨니 아빠가 육혈포를 손에 쥐고 있었소 깜짝 놀라 일어나 앉자 소문 나면 다 죽는다며 입단속을 시켰소 그럴만 하지 제 나름 이해했소 아빠가 항일 운동으로 옥고 치르고 늘 일경 감시하에 살았으니까요 해방 이후 세상이 어수선하다 느꼈기에 입술 깨물며 무사히 넘겼소마는 '우리 아빠는 권총도 있다' 애들한테 자랑을 못해 죽을 뻔 했소 혼란기에 극성스럽던 밤손님은 경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