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시인으로 사는 일 - 유계영 [문화/ 2021-07-28] 시인으로 사는 일 - 유계영 자동판매기가 되지 않을 것. 한 사람이 다가와 지폐를 몇 장 넣고 레버를 돌린다 해도 원하는 말을 들려주지 않을 것. 한푼 두푼 모은 돈이라는 것에 개의치 않을 것.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한 사람이 온 힘을 다해 발로 걷어찬다면? 찌그러진 캔 하나 흘려줄 것. - 유계영, ‘시’(시집 ‘지금부터는 나의 입장’) 시인으로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대중 강연을 마치고 시집을 들고 온 사람들에게 서명을 해주다가 받은 난데없는 질문에 잠시 말을 잊었다. 글쎄요 하고 눙치려다가 호기심 가득한 눈을 보고 말았다. 그래서 좋지만은 않아요 말하고 웃었다. 사실 별다른 기대가 없었던 모양이다. 나를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