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각 - 남지은 (1988~ ) 새소리는 어디서 왔을까새도 숲도 없는 이곳에 새소리가 들려왔다면내 안에서 네 안에서 그도 아니면신이 있다면 새소리로 왔을까늪 같은 잠 속에서 사람들을 건져내고아침이면 문가로 달아나는반복되는 장난은빛 깃털만이 신의 화답으로 놓인다면 그도 신이라 부를까내가 새소리를 듣는다면잠결에도 아기 이마를 짚는 손과손을 얹을 때 자라는 조그만 그늘에도내려앉는포개지는 글자 (후략)내가 좋아하는 한 시인이 예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새로 등단한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은 꼭 챙겨 본다고. 그렇다면 그는 남지은 시인의 신간도 읽었겠다 싶다. 시인의 첫 시집은 단 한 번뿐이다. 딱 시인의 수만큼만 존재한다. 그 귀한 것을 읽으며 당신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가 접어놓은 페이지는 ‘호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