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거리다 - 김승희 어느 아픈 날 밤중에 가슴에서 심장이 꿈틀꿈틀할 때도 괜찮아 꿈이 있으니까 꿈틀꿈틀하는 거야 꿈꾸는 것은 아픈 것 토마토 어금니를 꽉 깨물고 꿈틀꿈틀 바닥을 네발로 기어가는 인간의 마지막 마음 (김승희 시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꿈을 가진 마음 서점의 일상을 요약하자면 ‘고요한 가운데 번잡함’일 것이다.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하루를 보내고 밤이 오면 풀려버린 운동화 끈처럼 맥을 놓아버린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그즈음 서점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애틋한 동질감을 느낀다. 김종삼의 시 ‘묵화’ 속 할머니와 소처럼 서로의 부은 발잔등을 위로하고 싶어진다. 그날 밤 찾아온 학생은 문 닫을 시간을 넘겨서까지 책장 앞을 서성였다. 잠시 후 계산대 앞에 다가선 그는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