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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김수호-조선가슴시/최영미♣어떤 시

[최영미의 어떤 시] 선물 (Gifts) - 사라 티즈데일(Sara Teasdale·1884~1933) [조선/ 202-02-14]

설지선 2022. 2. 14. 09:26

[최영미의 어떤 시] 선물 (Gifts) - 사라 티즈데일(Sara Teasdale·1884~1933) [조선/ 202-02-14]





    선물 (Gifts) - 사라 티즈데일(Sara Teasdale·1884~1933)


    나는 첫사랑에게 웃음을 주었고,

    두 번째 사랑에게 눈물을 주었고,

    세 번째 사랑에게는 그 오랜 세월

    침묵을 주었지.


    내 첫사랑은 내게 노래를 주었지,

    두 번째 사랑은 내 눈을 뜨게 했고,

    아, 그런데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



미국의 여성 시인 사라 티즈데일은 서정적인 연애시를 많이 남겼다. 사랑에게 무엇을 준다는 문구의 반복, ‘눈물’ ‘노래’ ‘침묵’ 같은 단어들은 그녀의 다른 시 ‘아말휘의 밤 노래’를 연상시킨다.

“나는 그에게 울음을 주고 / 노래도 줄 수 있으련만-/ 어떻게 내 온 생애가 담긴 침묵을 주리오?”로 끝나는 ‘아말휘의 밤 노래’를 줄줄 외다시피 좋아했었다. 첫사랑이 (이 시에서처럼) 웃음과 노래로 시작하는 인생은 축복받은 거 아닌가. 시에서는 마지막 세 번째 사랑에 방점이 찍혀있다. 웃음과 눈물 뒤에 오는 침묵. 내가 그에게 오래된 침묵을 주었더니 그는 내게 영혼을 주었다! 그를 만나기 전에도 나는 (육체는) 살아 있었지만, 내 영혼을 내게 돌려준 이는 그이야. 그러니 소중하지 않겠는가. 이처럼 달콤한 사랑의 찬가를 쓴 그녀가 남편과 헤어진 뒤, 50세에 수면제를 먹고 죽었다니. 어떤 사랑은 선물이 아니라 저주이다.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Gifts (영시 원문)

     

    I gave my first love laughter,

    I gave my second tears,

    I gave my third love silence

    Thru all the years.

    My first love gave me singing,

    My second eyes to see,

    But oh, it was my third love

    Who gave my soul to me.

     

    -Sara Teasdale (1884~1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