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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김수호-조선가슴시/최영미♣어떤 시

[최영미의 어떤 시] 다시 부르는 옛 노래 - 예이츠(W. B. Yeats·1865∼1939) [조선/ 2021.02.22]

설지선 2021. 2. 22. 09:12

[최영미의 어떤 시] 다시 부르는 옛 노래 - 예이츠(W. B. Yeats·1865∼1939) [조선/ 2021.02.22]

 

 



    다시 부르는 옛 노래 - 예이츠(W. B. Yeats·1865∼1939)

     

     

    버드나무 정원 아래 내 사랑과 만났네

    그녀는 작고 눈처럼 하얀 발로

    수양버들 정원을 지나갔지

    그녀는 내게 나무에 잎사귀가 자라듯

    쉽게 사랑하라고 말했지

    그러나 나는 어리고 어리석어

    그녀의 말을 새겨듣지 않았네

     

    강가의 들판에 내 사랑과 나 서있었네

    내 기울어진 어깨 위에

    그녀는 눈처럼 흰 손을 얹었지

    그녀는 내게 강둑 위에 풀이 자라듯이

    인생을 쉽게 살라고 말했지

    그러나 나, 젊고 어리석었고

    그래서 지금 눈물로 가득하네

 

 

어느 노파가 부르던 3행의 민요를 예이츠가 늘려 시로 만들었다. 예이츠에게 사랑은 쉽지 않았다. 스물네 살에 만난 배우이자 아일랜드 독립운동가인 모드 곤(Maud Gonne)에게 십년간 네 번이나 청혼했다 거절당했다.

 

모드 곤이 과격한 민족주의자 맥브라이드와 결혼한 뒤에도 그녀는 예이츠의 시에 강렬한 존재로 남아있었다. 모드 곤은 예이츠의 뮤즈였고, 두 사람의 우정은 죽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1916년 부활절 봉기가 실패한 뒤 모드의 남편이 영국군에게 처형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청혼했다 거절당한다. 이듬해 52세의 예이츠는 모드 곤의 딸에게 청혼했다 거부당한 뒤 스물다섯 살의 조지와 결혼했다.

 

1939년 남프랑스 망통에서 사망한 예이츠의 시신은 인근 묘지에 묻혔다.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8년, 예이츠의 유해를 고국 슬라이고로 옮기는 일을 책임진 아일랜드의 외무부 장관 숀 맥브라이드는 모드 곤의 아들이었다. 행복한 결말 아닌가.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An Old Song Resung

     

    Down by the salley gardens

    my love and I did meet,

    She passed the salley gardens

    with little snow-white feet.

    She bid me take love easy,

    as the leaves grow on the tree;

    But I, being young and foolish,

    with her would not agree.

     

    In a field by the river

    my love and I did stand,

    And on my leaning shoulder

    she laid her snow-white hand.

    She bid me take life easy,

    as the grass grows on the weirs;

    But I was young and foolish,

    and now am full of tears.

     

    -W. B. Yeats(1865∼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