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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운동권 마초 [조선 2020.07.17]

설지선 2020. 7. 17. 15:42

[만물상] 운동권 마초 [조선 2020.07.17]



민주당에는 말로는 페미니스트이고 실제로는 마초인 사람이 적지 않다. 작년 5월 아내를 골프채로 때려 숨지게 한 전 김포시의회 의장도 전형적인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평소 "제 아내는 떡볶이 장사를 하며 저를 뒷바라지했다"며 "늘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게 미안하게 생각하는 아내를 무참하게 살해했다. 마초는 어느 당에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당 마초들은 페미니스트인 척은 하지 않는다. 이 가짜 페미니스트들이 가장 많은 곳은 민주당 내에서도 운동권 그룹인 듯하다.

▶비서로부터 성추행 고소를 당한 다음 날 서울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 정권과 그 주변 마초들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전 충남지사와 부산시장은 물론이고 국회의원과 청와대 비서관까지 유독 이 정권에는 험한 말과 행동으로 여성 인권을 유린한 인물이 많다. 갑작스러운 의혹에 대한 당의 대처를 묻는 기자에게 "××자식"이라고 욕설을 한 여당 대표는 '가부장적 마초'라고 할 수 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던 정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해오다 지금은 권력 실세가 된 '나꼼수' 멤버들부터가 온통 마초들이다. 김어준은 재작년 미투 운동이 벌어졌을 때 '미투 공작설'을 제기했고 김용민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살인범을 풀어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고 했다. 비키니 차림 여성이 가슴팍에 '나와라 정봉주'라고 쓴 사진을 보고 "(그 여성의) 생물학적 완성도에 감탄했다"고 한 이들이 나꼼수 멤버들이다.

▶마초(Macho)란 원래 스페인어로 '남성적인'이란 뜻이다. 흔히 근육질의 남성을 마초라고 부르는데 대개 여성을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이미지였다. 그러나 그 태도가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보는 것이라는 시각이 생겨나면서 마초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게 됐다. 걸핏하면 웃통 벗어 시선 끌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마초라고 부르는 이유다.

▶민주와 정의, 여성 인권과 평등을 스스로 독차지한 이 정권에 왜 이렇게 마초가 많은 것일까.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1980년대 운동권은 집단주의적이며 군사 주의적 동원 문화, 가부장적이고 권위적 조직 문화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생산하지 못했다"고 책에 썼다. 80년대 대학생 주사파 운동권 내부에서 마초적 행태가 비롯됐다는 얘기도 많다. 이 마초들이 자칭 '페미니스트'로 변장했다. 희한한 것은 이 운동권 마초들을 정권 주변의 일부 여성이 적극 옹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운동권 마초들의 온상이 되고 있다. [한현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