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 전욱진 거울 앞에 나 아니고 노동이 서 있을 때 누군가 날 부르는데 노동이 고개 들 때 곱살갑게 식탁 앞에 앉아 있을 때 일인용 침대 위에 포개어 누울 때 그게 나의 내부를 계속 궁금해할 때 그래 나도 펑하고 보여줄까 고민할 때쯤 쉬는 날이 온다. (전욱진 시집 ‘여름의 사실’) 휴일 나는 목요일에 쉰다. 서점을 시작하고 처음 몇 년간은 쉬는 날이 없었다. 신기하고 한편 한심하다. 그땐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것이 열심히 일하는 거라고 착각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결국, 병을 얻었다. 몸보다 마음이 아팠다. 작은 일에 상심하고 자주 화를 내게 됐다. “너 쉬지 못해서 그래.” 나보다 먼저 자영업에 뛰어든 친구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하루는 무조건 쉬기. 목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