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생 - 손택수 완전히 사랑했던 적도 없는 것 같다 결혼행진곡 속에 있을 때도 나는 어딘가로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완전히 사랑하지 않은 적이 있었나 불을 끄지 않고 기다리는 아파트 벼랑 위의 불빛이 나의 등대였으니 (손택수 시집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주고받음 한 도서관으로부터 10주간 도서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시 창작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잠시 고민했다. 기간이 너무 길고, 나는 너무 바쁘다. 핑계다. 자신이 없다. 시에 대해, 창작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강의를 맡을 때마다 나는 동일한 막막함에 시달린다. 거절하지 못했다. 시의 좋음을 알릴 수 있다면. 단 한 명이라도 시를 좋아하고 즐기게 된다면. 시인이라면 가질 법한 책임감에 승낙하고 말았다. 왕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