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깃든 삶] 인간의 길 - 황규관(1968∼) [동아/ 2022-07-09] 인간의 길 - 황규관(1968∼) 고래의 길과 / 갯지렁이의 길과 너구리의 길과 / 딱정벌레의 길과 제비꽃의 길과 / 굴참나무의 길과 북방개개비의 길이 있고 드디어 인간의 길이 생겼다 그리고 인간의 길옆에 피투성이가 된 고양이가 버려져 있다 북방개개비의 길과 / 굴참나무의 길과 제비꽃의 길과 / 딱정벌레의 길과 너구리의 길과 / 갯지렁이의 길과 고래의 길이 사라지고 드디어 인간의 길만 남았다 그리고 인간의 길옆에 길 잃은 인간이 버려져 있다 김소월의 시는 왜 인기가 많을까. 어렵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크다. 그의 시는 낮은 자리의 시다. 유식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소월의 시는 흔한 감정을 다룬다. 헤어짐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