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음악 - 이성복(1952∼) [동아/ 2021-09-11] 음악 - 이성복(1952∼)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느낌 지금 아름다운 음악이 아프도록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곳에서 내가 너무 멀리 왔다는 느낌 굳이 내가 살지 않아도 될 삶 누구의 것도 아닌 입술 거기 내 마른 입술을 가만히 포개어본다 대학에서 강의하는 중에 천재 작곡가라는 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절대음감에 청음력도 뛰어나다고 들었다. 한동안 그가 작곡한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꿈을 꾸고 났는데,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걸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이 곡을 만들었어요.” 이렇게 말하던 어린 작곡가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작곡가는 꿈을 꾸고 곡을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