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울고 싶은 마음 - 박소란 [문화/ 2021-10-13] 울고 싶은 마음 - 박소란 그러나 울지 않는 마음 버스가 오면 버스를 타고 버스에 앉아 울지 않는 마음 창밖을 내다보는 마음 흐려진 간판들을 접어 꾹꾹 눌러 담는 마음 마음은 남은 서랍이 없겠다 없겠다 없는 마음 비가 오면 비가 오고 버스는 언제나 알 수 없는 곳에 나를 놓아두는 것 나는 다만 기다리는 것 - 박소란 ‘울고 싶은 마음’(시집 ‘있다’) 어릴 적 별명이 찔찔이였다. 툭하면 운다고. 톡 건드리면 눈물을 흘린다고 찔찔이. 쟤는 누굴 닮아서 저렇게 눈물이 헤퍼.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면서 아버지를 흘겨보곤 했다. 실은 아버지의 별명이 찔찔이였다지. 휴가를 뺏겼다고 군대에서도 울었다던 사람. 그러나 나는 아버지의 눈물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