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읽는 최영미의 어떤시] 오-매 단풍들것네 - 김영랑(1903~1950) [2022-09-11] 오-매 단풍들것네 - 김영랑(1903~1950) “오-매 단풍들것네” 장관에 골붉은 감닢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리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들것네” 참 깜직하고 귀엽고 아련하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나는 이런 시 못 쓴다. 보통의 서정시는 이미지에서 심상을 전개하는데 “오-매 단풍들것네”는 정겨운 사투리 한 문장으로 시작해 시 한편을 이루었다. 같은 말이 세 번 반복되었는데도 지루하지 않다. ‘장광’은 ‘장독대’를 뜻하는 전라도 방언이다. 5행의 ‘기둘리리’는 ‘기다리리’를 뜻한다. ‘오-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