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얼굴에 대하여 - 채상우 [문화/ 2021-12-01] 얼굴에 대하여 얼굴에서 얼굴이 자라난다 월요일이 지나고 화요일이 오듯 얼굴에서 자라난 얼굴은 금세 얼굴이 된다 가끔은 두 시에서 네 시로 훌쩍 건너뛰듯 얼굴에서 자라는 얼굴에서 얼굴에서 자라난 얼굴 - 채상우, ‘必’(시집 ‘필’) 내 기억 속 유희경 씨는 늘 청년인데, 이제 성성하니 흰머리도 많고. 오랜만에 뵌 선생님이 말끝을 흐리신다. 멋쩍어 머리를 만져본다. 선생님 눈빛이 아련해진다. 아마 내 모습으로부터 세월을 확인하시는 거겠지. 시간이란 공평하게 주어진 것이니 내가 늙은 만큼 당신도 그러할 테니. 얼른, 선생님께선 여전하세요 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나 역시 그로부터 시간을, 세월의 속도와 무게를 새삼 확인했던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