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슬픈 계절 - 이윤설 [문화/ 2021-11-10] 슬픈 계절 - 이윤설 슬픈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나는 기차가 되어 있다 몸이 길어지고 창문의 큰 눈이 밖으로 물뚱히 뜨여 있다 나는 길고, 달리다보면 창밖으로 식구들이 보인다 어쩌자고 식구들은 추운 민들레처럼 모여 플랫폼에서 국을 끓이고 있는지 내가 지나가는데도 나를 발견하지 못하여 기다리고만 있다 - 이윤설 ‘기차 생각’(시집 ‘누가 지금 내 생각을 하는가’) 정신없는 중에 가을의 절반 이상을 보내버렸다. 유독 찬바람에 마음이 약해지는지라, 여름 끝 징후가 보이기 시작하면 지레 겁부터 먹는 내가 가을이 온 줄도 몰랐다니, 무심코 실소를 흘리고 만 것은 심야의 버스 안이었다. 외조부께서 돌아가셨다. 강연 약속이 있는 날이었다. 뒤늦게 ..